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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여름휴가] 스페셜티 카페의 함정

스페셜티 카페의 함정

바로 옆 동네인 마프레나 40분 정도 떨어진 카스카이스에 갈까 하다가 내내 비소식이 있고 다음날 장거리 이동이 부담되기도 해서 동네에 머무르기로 했다. 빅토르가 찾아둔 스페셜티 카페가 있었는데 일본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우유식빵 토스트를 판다고 해서 꽤 기대가 됐었다. 분명 건축과 인테리어에 투자를 많이 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을만큼 공간도 예쁘고 커피도 맛있었지만.. 이번 휴가 기간 내내 스페셜티 카페를 갈 때마다 묘하게 어긋나는 기분이 들었고 이 곳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 둘 다 커피를 아주 좋아하고 마드리드의 웬만한 스페셜티 카페는 전부 다 가볼만큼 이 분야에 대한 애정이 큰 것은 사실이다. 드림카는 없어도 드림 에스프레소 머신은 있다(!) 하지만 우리가 포르투갈로 여행을 온 것은 오직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

세련되고 힙해 보이는 스페셜티 카페 대부분은 우리가 찾는 것들을 전혀 제공하지 못했다. 첫 날 들렀던 곳에서는 '스트로베리 말차 라떼'를 팔고 있었고 어제 아침으로는 스콘을 먹었고 오늘은 일본식 우유식빵 토스트. 요즘 인기있는 곳들 어디에서나 발견할만한 아이템들 말고 아싸리 커피가 압도적이라거나 포르투갈의 유명 로스터리 원두를 쓴다던가, 이 동네 특산품을 변형한 제품이라면 이렇게 아쉽지는 않았을 텐데. 도합 20유로를 주고 다 먹지도 못한 토스트는 남겨두고 내려오는 길, 로컬들이 줄을 잔뜩 서 있는 빵집에서 2차전을 벌였다. 알고보니 포르투갈 내 에그 타르트 경쟁에서 파이널리스트에 드는 곳이었고 커피 두 잔과 타르트 두 개, 선물로 추가구매한 타르트 열 개를 모두 합쳐서 16유로를 냈다. 아침식사를 두 판이나 하느라 혈당 스파이크를 제대로 맞았지만 여행지에서, 아니 일상에서도 (전혀 스페셜티하지 않은) 스페셜티 카페의 함정에 빠지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