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휴가지의 첫인상
일찍 일어나 5시간 반 정도 운전해 휴가지에 도착했다. 몇 가지 조건들을 주었을 때 챗지피티가 내놓은 포르투갈 해안가의 작은 마을. 서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만큼 골목마다 서핑용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많이 보이고 잠깐 센트로를 지나는데도 프랑스어와 영어가 포르투갈어보다도 더 많이 들려서 놀랐다. 우리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는데 언제부터 다들 이 곳을 알고 이렇게 유럽 여기저기에서 모여들게 된 걸까. 스페셜티 카페는 물론 요가, 필라테스, 사우나 & 아이스 바쓰 등의 프로그램을 갖춘 웰니스 커뮤니티가 잘 갖추어져 있다. 유기농 가게와 글루텐 프리 베이커리도 유난히 많이 보인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에는 신축 단독주택이 줄지어 있고 부동산 개발업체에서 내건 대형 광고 현수막이 길목에 여럿 걸려 있다. 이 곳을 삶의 주거지로 '선택'해 온 사람들은 누구일까, 호기심이 잔뜩 피어올랐다.
숙소는 꿈만 같은 단독주택이다. 평수 자체로는 어마어마하지 않아도 1층에는 통창으로 둘러싸인 거실과 뒤이어 열린 식사공간, 아일랜드를 포함한 넓은 부엌, 다용도실과 홈오피스, 아직 레노베이션 중인 방 하나와 샤워부스를 갖춘 화장실이 있다.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가면 부부 침실과 그보다 더 넓은 아이 방, 욕실과 샤워부스를 모두 포함한 메인 욕실이 있다. 2층 테라스에서는 저 멀리 바다가 보이고 집을 빙 둘러싼 정원에는 핫핑크와 세이지 그린 컬러의 어린이 자저거 두 대와 해먹, 바베큐 시설이 있다. 집주인은 2018년 베를린에서 이사온 젊은 독일인 가족. 지금은 이 마을을 베이스로 유기농 크래프트 소다 사업을 한다. 너무 작은 이 동네에서 자꾸만 발견되는 의외의 모습들과 그 아래 깔려 있는 부유함, 다른 삶을 의식적으로 선택한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 이상적인 공간이 주는 편안함과 순전한 부러움 등이 마구 뒤섞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