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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일 일기 | 돌고 돌아 모닝루틴

돌고 돌아 모닝루틴

아침에 일어나서 침대정리를 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던가.. 하는 말들을 싫어한다. 피드를 가득 채운 '성공한 사람들의 다섯 가지 비밀', '30대에 반드시 해야할 일 일곱 가지'처럼 사람을 이유 없이 조급하게 만드는 미끼용 멘트들도 전부 마찬가지. 회사를 다닐 때는 모닝루틴이라는 단어 자체가 몸에 와닿지 않았다. 눈 뜨고 부랴부랴 준비해서 출근하기 바빴고 유난히 힘든 날 사무실 앞 좋아하는 카페에 들러 커피나 크로와상을 테이크 아웃하는 정도가 루틴이라면 루틴이었다. 서두르는 일이 없어진 아침을 갖게 된 지난 일 년 남짓한 시간 동안 수도 없이 반복한 아침이 오늘도 찾아왔다. 뭘 어떡해야 할지 몰라 몹시 어수선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아무것도 없는 스마트폰을 뒤적거리며 소파에 드러누워 있는 한심해빠진 모습. 하는 일도 없이 시간은 빨리도 흘러간다. 그놈의 '모닝루틴'이 필요하다, 지금의 나에게.

수도 없이 크고 작은 결정들을 내리며 보내는 하루, 그 중에서도 막 잠에서 깨어나 아직 몸도 정신도 제대로 깨어나지 못한 하루의 가장 첫머리에 무의식적으로 몸이 움직이는 순서를 만들어서 불필요한 결정의 순간을 줄이는 것이 곧 모닝루틴. 유튜브에 이 단어를 검색해보면 전세계의 수도 없이 많은 젊은 여성들(!)이 대여섯 시부터 일어나 열 개도 넘는 스텝들로 아침을 부지런히 보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영상들을 볼 수 있다. (못난 나는 '진짜 이걸 매일 매일 한다고?' 하고 반감을 품는다.) 아침형 인간과는 거리가 먼 나는 평소처럼 일곱 시에 일어나서 그야말로 뭘 해야할지 몰라 방황하는 일만 없도록 간단한 스텝을 꾸려보기로 한다.

  1. 거실로 나와서 커튼 걷고 창문도 열고 신선한 바람을 가득 들이기
  2. 부엌으로 가서 텀블러에 차가운 물을 가득 담고 식기세척기 속 기물 정리하기
  3. 화장실로 가서 양치/샤워/머리 말리기
  4. 책상에 앉아 grug daily wisdom 필사 + 이메일 확인 후 스마트폰 따로 놓기
  5. 이어서 오늘의 일정과 투두리스트 정리하기

오늘 해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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